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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서비스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 베트남 e커머스 시장

2021.01.15서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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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9800만 인구의 70%가 생산 가능 인구(15~64세)에 달할 만큼 풍부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전세계 제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도 성공적으로 방어해 2020년 1.8%의 경제 성장을 보였고 2021년에는 6.8%로 아시아 주요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 전망, 베트남 2019년 7.0% 2020년 1.8% 2021년 6.8%

2018년 EVBN(EU-Vietnam Business Network)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은 현금 결제 선호, 4% 수준의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한국 64%) 등으로 인해 전체 소비 시장에서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약 95%에 달할 만큼 절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1인당 모바일 기기 보유대수가 1.4로 높은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면서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연간 30% 이상씩 성장해 2025년에는 3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만4천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영업 중인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베트남 e커머스 시장 현황_ e-커머스 세일즈 비중은 94.4%로 웹사이트 소유자가 상품을 등록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온라인 쇼핑포탈의 형태로 라자다 쇼피 티키등의 플레이어가 있다 오픈마켓의 비중은 4.8%로 웹사이트 소유자가 아닌 개인 또는 소규모 업체가 직접 상품을 등ㄹㄱ해 판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라자다 쇼피 등의 플레이어가 있다 온라인 프로모션의 비중은 0.7%로 개인 또는 소규모 업체가 상품의 할인 및 세일기간 관련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비판매 사이트로 leflair 와 같은 플레이어가 있다. 온라인 옥션의 비중은 0.1%로 웹사이트 소유자가 아닌 개인 또는 소규모 업체가 온라인 상에서 경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로 이베이 등이 플레이어로 참여하고 있다.

첫 번째로 B2C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상품을 등록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B2C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이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B2B2C 형태의 오픈마켓은 4%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방문자 수 기준으로 보면 쇼피(Shopee), 티키(Tiki), 라자다(Lazada) 등의 오픈마켓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B2C 쇼핑몰의 대표 주자로 전자 제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테져이지동(The gioi di dong)은 2019년 방문자수 기준으로 1위 쇼피(약 3천4백만명)에 이어 2위(약 3천만명)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테져이지동은 베트남 최대 전자제품 유통 업체인 모바일 월드 인베스트먼트(Mobile World Investment Corp.)의 온라인 쇼핑몰로 베트남 내 약 1천여개의 오프라인 상점과 연계하여 온라인 구매 시 집 근처 상점에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자 제품을 통해 쌓은 탄탄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식료품 유통 사업도 시작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두 번째 특징은 중국 투자 기업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텐센트, 징둥닷컴,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업체들의 투자를 받은 쇼피(SEA 100% 지분 보유, 텐센트 계열사, 2016년 설립), 티키(징둥닷컴 20% 보유, 2010년 설립), 라자다(알리바바 100% 보유, 2012년 설립) 등 3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지 업체로는 베트남 최대 IT 기업인 FPT 그룹이 투자한 센도(Sendo)가 4위에 랭크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대형 업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수익보다는 시장 선점을 목표로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 2019년 3월 기준으로 라자다(3018억원 적자), 쇼피(1350억원 적자), 티키(698억원 적자) 등이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은 자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상거래 운영에 필요한 각종 IT 기술도 지원하고 있다. 필자가 베트남 라자다의 전직 IT 부서장과 인터뷰해본 결과, 라자다는 2016년 알리바바에 인수된 이후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클라우드, 자동 물류창고, 각종 시스템 등을 지원받고 있으며 베트남 총 직원 수의 약 20%에 해당하는 2백명 규모의 기술 인력을 보유하여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IT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비단 라자다뿐만 아니라 티키, 쇼피 등도 모두 비슷하다고 한다. 한국의 주요 오픈 마켓 업체들도 IT 전문 기업보다 우수한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IT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 이런 상황이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있다면 바로 열악한 물류 인프라와 쇼핑몰 사업자의 미숙한 서비스 운영 경험을 꼽을 수 있다. 첫번째로 열악한 물류 인프라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인구의 약 70%가 도시 외곽에 거주하고 있으나 고속도로와 같은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여 배송에 소요되는 물류 시간과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걸림돌은 열악한 물류 인프라와 미숙한 운영경험

베트남의 물류 인프라는 도로 및 다리, 철도, 항만, 공항 중 도로 및 다리의 비중이 약 60%로 가장 높으나 고속도로 등 도로 현대화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도 2020년 도로 교통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해 남북과 동서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필요한 재원 대비 예산이 부족하고 경제 성장에 따른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개발도상국 개발 원조) 규모마저 줄어드는 이중고로 인해 도로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안으로 민간 투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으나 자국 기업들의 관심 부족으로 미국 등 선진국들의 투자를 바라는 상황이다.

열악한 물류 인프라를 극복하고자 쇼피, 라자다와 같은 일부 대형 오픈마켓 온라인 쇼핑몰들은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자체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쇼피의 경우 2개의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세 번째로 가장 큰 규모의 자동 물류창고를 호치민에 구축해 24시간 배송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라자다는 배송 전문 업체를 자회사(Lazada Express)로 운영하여 배송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국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로컬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은 자체 물류 창고 구축이 어렵기 때문에 임대 창고나 3PL 업체를 통한 배송 대행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물류 기업 수는 4천여개에 달하지만 자본금 5억 미만인 기업이 90% 이상으로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며 IT 활용 수준도 매우 열악하다. 삼성, 유니레버, P&G, 비나밀크 등 글로벌 기업 및 일부 로컬 대기업 정도가 현대화된 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은 현대화된 자동 창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하나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자 제품 판매가 주를 이뤘으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 수요가 1위로 바뀌면서 냉장 냉동 창고 등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가 필요하게 되었다. 한국 농림축산부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콜드체인 시장은 연평균 11%씩 지속 성장해왔으며 상업용 임대 창고 시장 규모도 2019년 515,000 파렛트로 이 중 대부분이 남부 호치민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북부 하노이 지역에는 2015~2016년을 기해 냉장 냉동 창고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냉장 냉동 창고는 신선도를 담보하기 위해 일정 온도 이하로 유지하는 규정을 지켜야 하는데 이 때문에 창고 및 차량에 IoT와 같은 기술을 접목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므로 IT 역량을 보유한 물류 업체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가 중요해지면서 IT역량을 보유한 물류 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

한가지 유의할 점은 베트남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아직 높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 이익을 위해 물류 창고 구축 업체를 섣불리 찾는다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보고 선투자를 통한 냉동 냉장 창고 확보 후 임대 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안이 될 것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또 다른 걸림돌인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미숙한 서비스 운영 경험은 실제 구매 사례에서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구매 물품의 지연 배송, 다른 물품 배송, 구매 물품 중 일부 누락 등 다양한 오배송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이에 대한 신속한 반품이나 전문적인 고객 대응 서비스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정부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의 약 40%가 현재 서비스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베트남 온라인 쇼핑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B2C 쇼핑몰과 전자제품 판매의 경우에는 한국의 선진화된 B2C 온라인 쇼핑몰 운영 경험과 전자 제품 판매 사례를 보유한 IT서비스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장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앞서 언급했던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이상적인 진출 방안은 “물류와 e커머스 플랫폼을 결합한 통합 전략”으로 생각된다. 선진화된 물류 서비스로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과 신뢰를 확보하고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제공한다면 플랫폼에서 물류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BPS(Business Process Service) 사업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References

- Asian Development Outlook 2020, ADB
- E-Commerce Industry in Vietnam Edition 2018, EVBN
- 베트남 관련 업계 시장 및 사업 현황, 2018, 삼성SDS∙에스코어
- 2019년 베트남 물류 산업 현황 및 전망, 한국무역협회
- 베트남 주요 도시 냉장·냉동 창고 정보 조사, 2019,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782/globalBbsDataView.do?setIdx=243&dataIdx=181805
-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0/09/912340/
- https://www.goodmorningvietnam.co.kr/mobile/article.html?no=34877
- https://datareportal.com/reports/digital-2019-ecommerce-in-vietnam

서정열 상무

에스코어㈜ 컨설팅사업부 전략프로세스혁신팀

서비스, 제조, 공공 업종의 삼성 관계사 및 대외 고객을 대상으로 전략, ISP∙PI, 해외 시장 조사 분야에서 15년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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